이 그림은 일 년 전에 스케치했다. 그리고 일 년이 조금 더 지난 오늘 끝냈다. 어쨌거나 처음부터 크로우을 그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웃고있는 광대분장을 한 어느 남자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에 얼굴의 가려진 부분이 지워지면서 사실은 울고 있는 그런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하다보니까 얼떨결에 크로우가 되버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말했던 것처럼 세상의 모든 일은 마치 꿈같아서 아무리 슬프고 힘들다고 생각되어도 단지 그 순간만 지나면 아무렇지 않게 되어버린다. 그러나 아무런 의미없이 그냥 그렇게 되버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슬픔, 기쁨 우리가 느끼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통해서 자신 안의 무엇인가는 어디론가 한 발자국 씩 성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