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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숙 2009-12-17 15:02:25  ㅣ  조회수 2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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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신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에서 3D 캐릭터 모델러로 일하고 있는 오행숙이라고 합니다. 어느덧 이곳에 근무한 지도 6년이 되었네요.
지금까지 미국 NBC에서 방영된 <파더 오브 더 프라이드(Father of The Pride, 2004)>, <퍼스트 플라이트(First Flight, 2006)>, <매드 산타 (Mad Santa, 2009년 방송 예정)>, 그리고 극장 애니메이션으로는 <헷지(Over The Hedge, 2006)>, <플러쉬(Flushed Away,2006)>, <꿀벌대소동(Bee Movie, 2007)>들과 올해 개봉하는 <몬스터 vs 에이리언(Monsters vs Aliens, 2009)> 에서 메인 캐릭터 작업과 시뮬레이션 작업을 해왔습니다. 현재는 2011년 개봉 예정인 <쿵푸팬더 2(Kung Fu Panda 2)> 제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소개와 지금하고 계시는 일을 하기 위해 어떤 공부를 하셨는지요?

한국에서 부산대학 학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그렸고, 미국 Academy of Arts University에서 컴퓨터 아트를 전공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전공에 대해서 만족합니다. ‘파인 아트(Fine Arts)’ 에서 배운 빛과 색채의 이해력과 인체해부학에 대한 기초로 인해서 시야가 많이 넓어졌거든요. 대학 졸업 후에 첨단 영화산업의 현장에서 일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었죠. 2D에서 3D로 전환하는 모델링 작업에서 많은 이점이 있었고, 남들보다 빠른 시간 안에 보다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낸다는 평을 받은 것은 큰 수확입니다. 컴퓨터 작업만으로 지치기 전에 파인 아트에서 미리 휴식처럼 작업을 취하는 것이 제게는 현명한 방법인 듯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드림웍스 내에서 조각수업을 택해서 꾸준히 자신을 충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회사의 조각선생님인 Ron Peakar로부터 조각전시회를 같이 하자는 제의도 받았습니다.
모델링 분야는 영화에 필요한 모든 캐릭터나 환경, Prop 등의 물체들을 만들고 텍스처를 위한 UV Projection을 정리해 주는 일 등 1차적인 작업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2D 애니메이션의 경우, 컨셉 아티스트의 그림 솜씨가 작품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3D 애니메이션에서는 모델러가 얼마나 캐릭터 모델링을 잘 소화해내느냐에 따라 작품의 우열이 가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2D에서 3D로 변환되는 Transition을 위해서 탁월한 아트적인 감각은 필수입니다.


Q. 지난 3월 27일(미국 시간)에 선보인 <몬스터 vs 에이리언>에서는 어떤 부분에 참여하셨나요?

3D 캐릭터들을 발전시키는 전반적인 일과 인섹토(Insecto), 프레지던트(President), 여주인공 약혼자 데렉, 여비서 론슨양 등과 같은 메인 캐릭터들과 6개의 Generic 캐릭터를 만들었고, 여러 Secondary 캐릭터들과 백그라운드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모든 캐릭터들의 헤어 시뮬레이션을 위한 가이드 헤어 작업과 Cloth 시뮬레이션을 위한 CFX용 Cloth를 만들었고, UV Projection 작업도 같이 했기 때문에 보다 더 애착이 가는 작품입니다. 컨셉이 그대로 들어나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해부학 서적을 보기도 하고 꾸준히 그림도 그리면서 아트적인 감각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제가 직접 만든 캐릭터들은 Ginormica, President, Insecto입니다.


Q. 이 작품의 애니메이션 개발과정에 대한 이야기(개발과정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 등)에 대해 들려주세요

이번 작품은 전 과정을 3D입체로 제작한 첫 작품입니다. 실사영화의 카메라처럼 애니메이션의 앵글을 자유로이 바꿀 수 있는 ‘3D 버추얼 카메라’ 기술과 화면보다 앞에 있던 입체 캐릭터가 뒤로 물러나도록 깊이 감을 손쉽게 조절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는데, 관객들이 극장에서 단순한 원근감이 아닌 부피와 공간이 느껴지는 실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한 방식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시도와 시행착오, 그리고 야근을 했죠. 그런 과정을 열심히 즐거운 분위기로 잘 극복해서 훌륭한 작품으로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Q.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기술적인 특징은 무엇이고, 이전 시리즈 혹은 다른 경쟁사와는 어떤 차이점을 두고 진행되나요?

드림웍스는 PDI와 공동 개발한 강력한 ‘넙스(Nurbs)’ 기반의 모델링 편집과 애니메이션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영화사나 게임 업체에서는 Pixologic의 지브러시나 오토데스크의 Mudbox 같은 3D와 2D 페인트의 장점을 겸비한 ‘2.5D’ 그래픽 소프트웨어가 많이 쓰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 이유는 직감적인 모델링과 오브젝트에 직접 페인팅, 3D오브젝트 제작 및 유기적인 형상의 모델링이 쉬운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드림웍스의 파이프라인의 경우, 20년 이상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넙스’ 중심의 파이프라인 기반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처럼 Sculpting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주로 프리 프로덕션용에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대형 스튜디오가 폴리곤이나 서브디비전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드림웍스 역시 점차적으로 서브디비전 방식의 모델링을 자체적으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드림웍스 인하우스 프로그램은 텍스처, 동물의 털이나 사람의 머리카락,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표정 등을 리얼하게 표현함에 있어서 최고의 프로그램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여러분도 <슈렉>이나 <쿵푸팬더>, <헷지> 등의 영화에서 타 회사와는 차별화된 비주얼을 보셨기에 잘 알고 계실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꿀벌들의 소동> 이후, 헤어 시뮬레이션 일에 참여하고 있는데 몇 개의 선을 이용해 머리 모양의 틀을 만들어주고 스크립터를 적용시키면 머리카락들이 마구 자라서 완성된 머리모양을 갖는 방법입니다. 여주인공 바네사의 머릿결을 통해서 여러분들도 그 우수성을 이미 확인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몇 개의 선을 헤어 가이드 라인이라고 하는데, MC파일로 만들어 줍니다. 처음에는 다들 가이드 헤어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은 당황스러운 출발이었지만 새로운 방법과 상상력을 발휘하는 분야였기 때문에 매우 흥미롭게 참여했습니다.그 후에는 모든 캐릭터들의 헤어 가이드와 Cloth 시뮬레이션을 위한 CFX용 Cloth를 만들어 내는 것까지 거의 혼자서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가이드 헤어’라는 주제를 가지고 회사 직원들을 위한 세미나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Cloth 시뮬레이션의 경우, 처음 캐릭터의 몸에 맞춰진 MS파일 하나와 나중에 CFX의 의해 데포메이션이 들어간 MS파일 두 개의 옷이 만들어지는 것이 통상적인 일입니다


Q. <몬스터 vs 에이리언> 작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어떤 점이며, 현재 완성되고 나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모델링팀에서는 전체 스토리를 이해하고 그 스토리에 의해 만들어진 2D 컨셉 이미지를 얼마나 느낌있게 3D로 표현해 내는가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항상 아트팀(Art Development Department)과 많은 대화 속에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바퀴벌레, 기형 물고기, 외눈의 젤라틴 덩어리 등 몬스터들이 주인공이라서 캐릭터들의 외모에 주제를 반영하기 위해 의도 적으로 캐릭터들을 못생기게 만들었습니다. 서로 간에 해석의 차이를 극복해 가면서 작업해 나갔기에 직원 시사회때 3D입체로 만들어진 작품을 보니 캐릭터의 외형이 입체라는 첨단 방식에서 어색함이 없었고, 몬스터의 이미지도 편안하고 친근감이 느껴지도록 잘 만들어졌다고 자부합니다.


Q. 해외 유명 게임업체에서 근무한다는 점을 봤을 때, 국내에서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국내와 해외 근무환경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 같나요?

이곳에서는 간단한 아침식사나 점심식사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 곳곳에 커피와 각종 차, 음료수가 무한 리필로 제공됩니다. 하루에 정확하게 8시간만 근무를 합니다. 그리고 야근할 때는 철저히 야근수당이 지급됩니다. 일하는 환경은 <헷지>의 감독을 맡았던 팀 존슨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기는 감독으로서 팀원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십분 발휘하도록 도와주고 후원해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이죠. 드림웍스의 분위기를 최고로 잘 대변한 말인 것 같습니다.
서로 간의 이해의 폭과 의견의 폭을 조화롭게 조절해 나가며 서로간의 영역에 대한 존중과 이해의 질서에 의한 소통이 화기애애하게 진행되는 좋은 작업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일을 하다 보니 개인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떠나서 프로젝트를 위한 팀 작업 속에서 무한한 감동과 기쁨으로 일하고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은 조화로운 팀워크가 만들어낸 작품이 저에게 주는 또 다름 감동이죠. 이 작업과정에서 아무리 높은 위치의 작업자라도 아랫사람이 좋은 생각이 있다면 과감히 수용하며, 컨셉에 큰 영향이나 변형을 주지 않는 한 아주 자유롭게 서로의 생각들이 작품에 반영됩니다.


Q. 모델러라는 직업을 갖게 되기까지 오행숙이라는 인물이 걸어왔던 길을 돌아봤을 때,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후회한 적이 있으신가요?

평면작업만 해오던 저에게 미국에서 접한 컴퓨터 아트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물론 어릴 적부터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죠, 이 일을 꼭 해보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과정 덕분에 드림웍스에 입사했고 이곳에서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많이 힘들었지만 일을 해나가면서 감동과 기쁨으로 일에 매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제가 하고픈 일을 하면서 누리는 또 다른 감동이죠. 이런 모든 경험들이 현재의 작업에 적용되어 표현되고 있다고 믿기에 지난 날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림 작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저는 한국화 화가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 때 그 때 큰 욕심 없이 한 걸음씩 주어진 상황에 맞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위 질문과는 반대로 모델러라는 직업을 통해서 보람을 느꼈던 부분, 그리고 이 직업에 대한 매력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 자신이 행복하게 일한다는 점입니다. 누구나 일 자체에 행복감을 느끼면 열정이 마구 샘솟잖아요. 그래서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성취감도 얻고 그렇게 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다시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뭐 그런 사이클이 있네요. 제 손끝에서 태어난 캐릭터들이 걷고 뛰고 춤추는 모습을 보면서 기쁨을 느끼게됩니다. 또한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이 큰 보람이자 매력인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인 동시에 그 결과물이 어떤 사람들의 삶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그런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는 늘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리고 경쟁력도 떨어지는 사람이라고 자책하기도 했었죠. 그런 생각들이 되려 저를 근면,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으로, 평범한 제가 살아남을 길은 오로지 성실히 노력하는 것이라고 믿고, 될 때까지 기도하고 될 때까지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노력해 온 결과 조금씩 성장해 가는 저를 볼 수 있었고, 마침내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게 되었죠. 아무리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인고의 세월과 지독한 연습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름다운 꿈을 위해 오늘을 인내하세요. 그러면서 명심할 것은 현재 보여지는 것에 실망하지 마세요. 그것은 인생의 최종목적지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일 뿐입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는 마음가짐이라면 언젠가는 자신의 분야에서 빛을 발하리라 생각합니다.

출처 _ 디지털브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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